보성군 벌교읍과 순천시에 걸쳐 솟아 있는
제석산은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이며, 이름은
불교 수호신 제석천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제석산은(560.3m) 밑에서 바라보면 다소
평범한 산처럼 보이지만 정상 부근의 신선대,
남봉 등은 수직 암벽으로 형성되어 있다.
제석산에 올라서면 남쪽으로는 고흥반도와
여수반도 그리고 여자만(汝自灣), 북쪽으로는
조계산과 금전산, 낙안읍성 등이 조망된다.
♧
제석산 산행을 벌교읍 봉림리 홍교에서
시작하여 176m봉→운동시설 삼거리→대치재
→신선대와 제석산 정상을 지나서 헬기장에서
운동시설 삼거리로 다시 되돌아와서 태백산맥
문학관으로 하산하는 코스로 산행하였다.
벌교 공용버스터미널에서 중간 지점쯤에
위치한 소화다리(부용교)를 먼저 구경하고
10분 정도 더 걸어가자 홍교에 도착했다.
홍교는 조선 영조 5년(1729년)에 세워진 세 칸의
무지개형 돌다리로 보물 제304호로 지정되었다.
제석산 산행은 국가지정 보물을 밟으면서
시작하는 색다른 경험을 즐길 수 있었다.
홍교를 감상하고 주차장에서 제석산 정상
5.0km 이정표가 가리키는 전봇대 오른쪽의
붉은 벽돌로 된 좁은 골목길로 들어섰다.
좁은 골목길을 잠시 진행하여 오른쪽으로
이어진 계단을 따라서 봉림길8-14 주택 앞을
지나서 조금 올라가자 갈림길이 나타났다.
이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마을을 벗어나서 탱자나무 울타리를 지나자
등산로는 왼쪽 방향으로 계속 연결되었다.
홍교에서 제석산으로 올라가는 봉림마을
골목길은 복잡했지만 갈림길에서 산등성이
쪽으로 쭉 올라가자 등산로가 시작되었다.
마을을 벗어나서 등산로를 10분쯤 산행하여
조망이 트이는 곳을 지나서 조금 더 올라가자
운동시설이 있는 176m봉 정상에 올라섰다.
176m봉에서 안부 방향으로 내려가자 갑자기
조망이 트이면서 왼쪽 멀리 금전산이 보였다.
멀리 금전산을 바라보고 잠시 후 안부를
지나서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5분 정도 더
진행하자 운동시설 삼거리와 마주쳤다.
태백산맥 문학관으로 내려가는 하산길에
다시 마주칠 운동시설 삼거리에서 묘지들을
연이어 지나자 어느새 약수터에 도착했다.
약수터에서 오른쪽으로 완만해진 등산로를
조금 더 진행하여 전망대에 도착하자 여자만과
건너편의 희미한 여수반도, 벌교읍내를 비롯해
첨산과 고흥반도의 여러 산들이 조망되었다.
청춘시절에 밤을 새우며 읽었던 대하소설
태백산맥에서 '김범우가 벌교역에서 순천행
열차를 기다리며 첨산을 고흥반도를 지키는
신비한 산으로 회상하는 장면'이 기억났다.
전망대를 지나자 잠시 바윗길이 나타났지만
388m봉 갈림길까지 22여 분은 일부 오르막을
제외하고 대부분 완만한 등산로가 이어졌다.
388봉으로 올라가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완만한 지름길을 진행하자 조금 후에 오거리
갈림길과 벤치가 있는 대치재에 도착했다.
대치재를 지나자 제법 가팔라지기 시작하는
등산로를 13분쯤 산행하여 왼쪽에 우뚝 솟은
바위를 우회하여 남끝봉 방향으로 올라갔다.
바로 밑에서 바라볼 때 남끝봉은 마치 바위
봉우리로 보였지만, 막상 올라가자 남끝봉은
신선대 아래쪽 능선의 벼랑 가장자리였다.
남끝봉에서 바윗길을 타고 조금 올라가서
신선대 암벽 아래에서 왼쪽으로 쭉 돌아가자
능선 직전에 소나무가 있는 곳에서 신선대로
곧장 올라가는 가파르고 험한 길이 보였다.
험한 길을 따라서 조심스럽게 수직 벼랑 위
신선대에서 올라서자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신선대에서 정상 방향의 암릉을 넘지 않고
올라왔던 길을 따라 다시 밑으로 내려갔다.
신선대로 올라가기 시작했던 등산로에
다시 내려와서 잠시 후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올라서자 신선대 방향의 암릉에는
진입금지, 추락주의 팻말이 서 있었다.
그런데 신선대까지는 보성군 벌교읍 땅이고
신선대를 지나면 순천시 행정구역에 속한다.
진입금지 경고문 앞에서 정상을 바라보고
능선길을 쭉 진행하여 날카로운 바위지대를
조심스럽게 통과하자 곧 남봉에 올라섰다.
제석산 정상(560m)에서 남쪽으로 140m 정도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이 거의 수직으로 꺽이는
벼랑 꼭대기인 남봉의 조망도 환상적이었다.
남봉에서 제석산 정상에 도착해 얼른 사진을
찍고 3~4분 거리인 헬기장으로 진행하였다.
헬기장 뒷편 산불초소에 올라서자 북쪽으로
금전산과 낙안민속마을이 더 가까이 보였다.
헬기장과 산불감시초소에서 주변풍경을
즐기고 다시 정상과 남봉을 거쳐 태백산맥
문학관을 향하여 하산하기 시작하였다.
정상을 지나서 남봉과 신선대 사이의
거친 암릉과 신선대 아래 급경사 구간을
통과해서 대치재에 다시 도착하였다.
대치재에서 388m봉을 우회하는 지름길과
널널한 등산로를 따라 전망대에 도착했다.
올라갈 때 쉬어 갔던 전망대에 도착하자
햇살 방향이 바뀌어 벌교 꼬막 주생산지인
갯벌과 주변 바다가 더 선명하게 보였다.
전망대에서 올라왔던 등산로를 10분 정도
더 내려가자 운동시설 삼거리에 도착했다.
운동시설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널찍한 등산로를 따라 10분 정도
내려가자 현부자네집과 소화의 집, 태백
산맥 문학관이 차례대로 눈에 들어왔다.
소화의 집 입구에서 10대 소녀 몇 명이
소화의 집 안내문을 뚫어지게 읽고 있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소설
태백산맥의 시대'를 얼마나 이해할까?
태백산맥 문학관을 지나서 조금 후 벌교
공용버스터미널에 도착해 산행을 마쳤다.
♧
벌교읍 봉림리 홍교에서 시작하여 176봉
→운동시설 삼거리→대치재→신선대→남봉
→정상→헬기장에서 다시 정상을 거쳐 운동
시설 삼거리→ 회정리 태백산맥 문학관으로
하산하는 제석산 등산코스는 휴식시간 등을
포함해 모두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다.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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